[드라마]폭싹 속았수다

 어느 날, 유튜브에 자꾸 뜨는 쇼츠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쇼츠였습니다. 그런데, 하나 하나가 다 명장면인 겁니다. 그래서, 이 드라마 꼭 봐야겠다 하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시간이 안 나서 못 보고 있었습니다. 그 사이 이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는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적인 인기몰이를 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안 본 사람 없어 보이는 이 드라마를 꼭 봐야 이야기에 낄 수 있는 지경에 이르른 것입니다. 그렇게 뒷북 치듯이 이 드라마를 보게 됐을 즈음에는 쇼츠를 너무 많이 봐서 대충 줄거리를 다 알 정도가 됐을 때였습니다.  원래 내용 다 알고 보면 재미 하나도 없는 거 아시죠? 이것도 그랬을까요? 아니요. 이 드라마는 내용 다 알고 봐도 재밌습니다. 내용을 알고 봐서 더 재밌는 것도 같습니다. 물론, 모르고 봤대도 재밌었을 것 같습니다.  왜 드라마가 이렇게 인기이고, 쇼츠로 내용 다 알고 봤는데도 이렇게 재미가 있었냐? 물으신다면 제 대답은 이겁니다. 치밀한 구성과 세밀한 디테일, 그리고 남녀노소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주제와 소재입니다.  배경은 제주도입니다. 6살에 아빠를 잃은 애순이 이야기입니다. 애순이 엄마는 재혼해서 아버지 다른 동생 남매, 순남이와 순복이를 낳고 삽니다. 그러다 보니, 애순이는 작은 아버지에게 맡겨놨는데, 늘 천덕꾸러기 대접을 받습니다. 바로 그 애순이가 성장해 가는 스토리가 이 드라마의 주요 내용입니다.  얼핏 봐도 어려운 환경 속에서 자란 주인공이 꿋꿋하게 살아서 성공한 이야기 나올 법합니다. 네, 성공 스토리 맞습니다. 그렇지만, 이 드라마는 그렇게 간단하게 말할 수 없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가 다 한 편의 드라마입니다.  애순이를 두고 재혼한 애순이 엄마나, 새아빠, 애순이 친할머니, 애순이를 어릴 적부터 평생 사랑해 온 관식이, 애순이를 구박하는 시어머니를 비롯해서, 애순이나 낳은 세 아이까지요. 그렇게 여러 명의...

[서평] 오늘도 요양병원에서 인생을 만납니다. by 김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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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이 어떤 시대입니까 ! 초고령시대 아닙니까 ! 이런 때에 딱 맞는 책이 있어서 읽게 됐습니다 . 어느 요양병원에서 근무하는 한의사가 돌봄에 대해서 쓴 책이라고 합니다 . 급 관심이 가는 책 아니겠습니까 ! 이 책은 세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었습니다 . 그 첫 번째 부분은 요양병원 에서 만난 노인분들과 있었던 소소한 일상적인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었습니다 . 육남매 낳고 먹여 키우느라 죽을 고생 했다는 등의 젊을 적 고생한 썰 푸는 것이며 , 6.25 때 전투에 참전한 이야기 하시는 노병의 이야기 등 재미난 이야기들이 많이 들어 있습니다 .   두 번째 부분으로 넘어가면 좀 어두워집니다 . 왜냐하면 돌아가실 준비하는 이야기들로 채워지기 때문입니다 . 100 세 되기 한해 전에 돌아가신 분 이야기며 , 죽음을 준비하는 자세 에 관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 요양병원에 계신 분들의 일상적인 에피소드와 함께요 . 마지막이자 세 번째 부분으로 가면 , 막막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 작가의 시아버지가 치매에 걸려서 돌보는 이야기가 나오거든요 작가는 한때 유산을 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 그런데 , 아기를 갖은 상태 에서 시아버지가 아프셨습니다 . 왜 하필 이때 아프신 건가 하는 원망이 안 생길래야 안 생길 수도 없죠 .  그리고 그런 마음이 생기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 시아버지를 돌보느라 , 작가 자신이 직장을 쉬기도 했고 , 나중에는 남편이 직장을 쉬기도 합니다 . 시아버지가 점점 증세가 심해져 가는 것을 보면서 , 남편의 언성이 높아지고 남편은 화도 냈다가 이내 미안해 하기도 합니다 . 결국 증세가 심해지신 다음에는 , 낮에 잠깐 돌봐주는 곳에 시아버지를 맡겼다가 찾아오기도 합니다 .  세 부분 중에서 앞의 두 부분은 조금 밋밋한 느낌이 드는 편이었습니다 . 그렇지만 , 마지막 세 번째 부분은 뭔가 더 빨리 읽히고 재미났습니다 . 아무래도 아픈 시아버지를 돌보면서 육아까지 한 이야기 가 더 마음 속 기이 와 닿은...

[서평] 누리야 누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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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동네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했습니다. 요즈음 책을 도통 안 읽던 차에, 간만에 책 좀 읽어볼까 하고 도서관에 간 것입니다. 아주 오래 전에 ‘ 양귀자 ’ 의 책을 재미나게 읽었던 생각이 들어서, 양귀자가 쓴 책을 찾아보았습니다.  웬만한 책들은 다 멀리 있는 도서관에 있어서, 상호대차를 통해서 빌려봐야 하거나, 누군가가 이미 빌려서 읽고 있어서 당장은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딱 한 권 양귀자의 책 중에서 지금 당장 빌릴 수 있는 책이 바로 이 책, ‘누리야, 누리야’ 였습니다.  그렇게 우연한 기회에 읽게 된 이 책에 대한 정보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렇지마는 재미나게 읽었던 책의 작가라서 믿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읽어보니 이 책은 쉽고 가볍게 읽혀졌습니다. 그러나, 절대로 내용은 쉽고 가볍지 않았던 책으로 남았습니다.  앞부분에서 이 책이 어떻게 해서 쓰여지게 됐는지 나오기 때문에, 이 정도 이야기는 해도 그렇게 스포일러가 된다는 생각은 안 들어서 그 부분을 씁니다. 이 책은, 작가가 이 이야기를 써달라고 편지를 받고 쓰게 된 책입니다.  편지의 구구절절한 내용이 작가의 심금을 울려서, 작가는 이 책을 쓰게 됐고, 쓰고 있는데 첫 번지를 보냈던 당사자의 두 번째 편지를 받게 됩니다. 그리고 그 두 번째 편지는 책 말미에 덧붙여 놓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실화를 바탕으로한 이 책이 완성됩니다. 읽으면서 눈시울을 붉히게 하는 부분이 많았던 책인데, 결국 끝에 나오는 그 편지 한 판으로 그만 펑펑 눈물을 흘리게 됐던 책입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지만, 이야기는 어지간한 소설이나 동화 못지 않게 극적으로 전개됩니다. 시작부터가 9살 되던 해에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마저 집을 나가는 것으로 시작되니까요.  그리고 그때부터 주인공인 ‘누리’의 파란만장한 일대기가 펼쳐집니다. 문자 그대로 파란만장입니다. 실화라고 알고 봐도 마치 작가가 일부러 그렇게 그려놓은 것 같...

[영화 리뷰] 파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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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관에 가서 본 몇 안 되는 영화 중의 하나이고, 너무 재미나고 감명 깊게 봤던 영화인데도 불구하고 이 영화에 대한 리뷰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너무 게을러서 그랬지 싶습니다.  사람들이 하도 많이 봐서 더욱 더 보고 싶었던 그 영화, ‘파묘’는 현재 넷플릭스는 물론, 애플TV, 웨이브, 와챠, 티빙, 쿠팡 플레이에서 볼 수 있으니 어지간한 OTT에서는 다 볼 수 있는 셈입니다.  아무래도 천만관객이라는 그 위엄 탓에 많은 곳에서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영화에 대한 리뷰는 스포일러가 많으므로, 스포일러 당하고 싶지 않으신 분들은 읽지 마시기 바랍니다.  영화 파묘를 나는 단순히, 친일파의 후손이 자신의 조상묘를 파묘하는 것으로만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에는 파묘와 그 이후의 전쟁같은 일까지 있었습니다. 곳, 이 영화는 파묘와 파묘 이후로 나뉘어진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처음, 파묘는 말 그대로 친일파의 후손이 자신의 조상묘를 파묘, 즉 묘를 없애는 일을 의뢰하는 데에서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미국에 사는 우리 교포 중에서 엄청 부잣집의 아기들이 자꾸 죽거나 아픈데, 딱히 원인을 찾지 못해서 무당을 부르는 데에서 시작합니다.  그래서 간 무당 화림은 휘파람도 불어보고 하더니 묫바람이라고 합니다. 조상 묘를 잘못 써서 그런 거라고요. 큰 돈이 들어올 것 같자, 화림은 풍수사 ‘상덕’을 만납니다.  그러나, 묘에 가 본 상덕은 “다 알 거야. 묘 하나 잘못 건드리면 어떻게 되는 지.”라고 말하면서 악지 중의 악지라는 그 묘의 이장을 거부합니다.  그러나, 경제적으로 힘들고 딸의 결혼식까지 앞둬서 큰 돈이 필요했던 상덕은 화림의 설득으로 결국 화림이 굿을 해서 살을 풀어주는 것을 전제로 파묘에 참여합니다.  파묘 하던 날, 화림은 돼지 여러 마리를 놓고 굿을 하는데, 이 굿 장면이 아주 걸작입니다. 배우가 실제로 유명한 무당에게서 배워서 했다고 하고, 그날...

[영화] 패신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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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래 보고 싶던 영화입니다. 남녀 주인공이 둘 다 잘생기고 예쁘기 때문에라도 보고 싶어한 영화입니다. 그렇지만, 전에 봤던 ‘인터스텔라’가 이해하기 힘들었기 때문에, 이 영화도 그럴까 봐 보기를 주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보고 나니, 아! 이렇게 재미날 수가요!  그래서 이 리뷰를 쓰게 됐습니다. 이 영화, 기회되면 꼭 보시라고요. 드넓은 우주선과 아름다운 두 남녀 커플, 그리고 그 두 커플만큼이나 아름다운 우주를 볼 수 있어서 더 좋았던 영화였습니다.  우주선이 나오지만, 우주전쟁이나 그런 것과는 거리가 먼 영화입니다. 과학적인 지식이 많이 필요해 보이지도 않고 복잡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는 않지만 우주와 우주선을 배경으로 해서 따뜻한 로맨스 영화를 만들어 놓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아래 영화 줄거리를 써 보았습니다.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를 원하지 않으시는 분들은 아래 부분은 보지 마시기 바랍니다. 스포일러가 심한 편입니다. ======================================== 영화는 먼 미래의 일입니다. 개척지로 가서 살기로 한 5000여명의 사람들이 타고 있는 우주선에는 모두가 동면하고 있고, 우주선은 무인으로 120년은 항해해서 개척지에 도착하기로 돼 있습니다.  사람들은 우주선에 개척지에 도착하기 4개월 전에 깨어나서 새로운 삶을 준비하는 거구요. 그런데, 동면하던 사람들 중의 한 남자가 뭔 일인지 홀로 깨어나게 됩니다. 그의 이름은 ‘짐’입니다.  그는 가난한 엔지니어지만, 새로운 개척지에서 엔지니어가 할 일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 우주선에 탄 겁니다. 그렇지만, 그는 120년후가 아닌 30년후, 즉 90년을 더 동면해야 하는데 깬 겁니다. 다시 동면에 들어갈 수도 없고, 도착하기 전에 늙어죽을 판입니다.  AI 바텐더 하나만이 짐의 유일한 벗이어서 너무 외로왔지만, 바텐더의 말대로 이 상황을 즐기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우주선에서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유희...

[영화] 가재가 노래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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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영화를 보기 전에 먼저 영어로 원서를 봤더랬습니다. 책을 봤던 게, 2020년이었습니다. 2022년에 영화화 돼서 참 보고 싶었는데, 같이 보러 갈 사람이 없어서 물색하다가 집근처 영화관에서 막을 내려 버렸습니다. 그래서 결국에는 못 보고 한참 참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넷플릭스에 이 영화가 떳길래 봐야지 봐야지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넷플릭스에 있는 영화는 언제나 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나중에 본다고 미뤄두고만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이 영화, ‘가재가 노래하는 곳’이 2024년 2월 1일까지만 볼 수 있다고 뜨는 것이었습니다.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결국 1월 29일 경에 이 영화를 봤습니다.  영화 포스터를 보면, 딱 아름다운 여성이 나오는 것으로 영화의 주인공이 여성인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배를 타고 가고 있고, 풍경이 너무나 아름다운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영화는 영화관에서 봤으면 더 좋았을 영화입니다. 그리고 책을 읽었더라도 영화로 다시 봐 줘야 하는 영화입니다. 그만큼 영상미가 뛰어난 편입니다. 지금 현재는 넷플릭스에서 내린 상태지만 언젠가 다시 넷플릭스에 뜨거나, 기타 OTT에 떠서 보실 기회가 있으면 꼭 보셨으면 합니다.  영화 장르로 보자면 살인사건이 있었고 그것을 풀어나가는 형태입니다. 법정 영화라고 볼 수 있고, 미스터리 스릴러라고도 볼 수가 있습니다. 로맨스도 섞여 있고, 주인공 입장에서는 성장하는 모습도 볼 수 있는 그런 영화입니다.  엄청나게 잔인하지는 않지만 시체가 등장하기 때문에, 너무 마음이 약한 사람은 안 보는 게 좋겠습니다. 때리는 장면도 있으니 폭력성도 좀 있습니다. 그렇지만, 전반적으로 폭력, 성, 그런 쪽이 강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어지간한 사람은 큰 충격 받지 않고 볼 수 있는 수준이 된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아래부터는 스포일러가 있는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원치 않으시면 보지 마세요. ==...

[영화] 월요일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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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유튜브에서 영화 안내하는 동영상을 우연히 보고 나면, 그 영화가 보통 보고 싶어집니다. 보통 영화 리뷰 영상을 봐도 시간이 없어서 못 볼 때가 많습니다. 그런 영화 중의 하나가 바로 이 영화 ‘월요일이 사라졌다’ 였습니다.  나중에 봐야지 그 소리만 맨날 하다가 못 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넷플릭스에서 2월 25일부로 없어진다고 해서 부랴 부랴 없는 시간 내서 봤습니다. ‘디스토피아’라는 장르도 흥미로왔고 한 명이 일곱 명 역할을 한다는 것도 참 이색적이고 대단한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영화는 시작부터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러물이었습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 구성이 재미나기도 했습니다. 재밌어 보여서 이 영화를 봤지만, 이렇게까지 재미 있을 줄이야 싶은 영화였습니다.  물론, 여느 영화에서나 주인공은 살아남습니다. 다만, 이 영화에서는 의외로 일찍부터 주인공이 죽기도 하네요. 영화의 특성상 일곱 번 다 죽어야 다 죽는 거라서 더 쉽게 작가가 주인공을 죽일 수도 있었겠다 싶은 생각이 좀 들긴 합니다.  끝으로 갈수록 약간 논리 전개가 안 맞는 부분이 있어 보였지만, 전반적으로 틀이 잘 짜여진 재미난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아래는 스포일러 좀 하겠습니다. 스포일러 원치 않으시면 읽지 마세요.  =================================================== 줄거리 디스토피아가 된 미래 사회 이야기를 하는 영화입니다. 너무 인구가 많아져서 100억까지 찍었고, 식량이 모자르게 됩니다. 유전자 변형 식물을 이용해서 식량증산에 성공해서 잠시 먹거리가 해결되는 듯했습니다.  그렇지만 곧 유전자 변형 식물을 많이 먹은 사람들이 다태아를 출생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됩니다. 그러자, 니콜렛 케이맨이라는 생물학자이자 정치운동자인 여자가 나타납니다. 그래서, 각 가정 당 아이는 하나씩만 가져야 하며, 초과하는 아이들은 냉동시켜서 미래에 깨우는 법을 ...